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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Story/일상과 사진

우리의 의식은 그저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by 유스위스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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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나라는 존재는 실제로 동물에 가까운 본성을 지녔고, 인간이라는 자아를 가진 하이퍼 딥러닝 소프트웨어가 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물욕, 성욕 등에 의해 인간이 하는 짓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단순히 인간이라는 신성한 존재가 타락해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실제 우리가 나라고 인식하고 사고하는 나는 딥러닝 소프트웨어일뿐이다. 간단히 말해 나는 그저 생물로서 존재하는 인간이라는 종을 컨트롤하는 작동 메커니즘일 뿐이고, 자아를 제외한 다른 소프트웨어는 심장박동 수를 조절하며 의식하지않아도 숨을 쉬게하는 존재다.(과학적으로는 뇌의 특정부위가 수행한다고 연구됨) 누구도 딥러닝 소프트웨어인 자아가 몸속의 호르몬 조절을 컨트롤하거나 장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는 없다.

 

그토록 지혜로운 존재가 실제로 영혼까지 지니면서 절대적이라면, 우리 머릿속에 스치는 순간적인 쾌락과 충동은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고, 있더라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어야한다. 고대나 중세까지만해도 자아와 실제 육체간 괴리를 설명하는데 있어 "악마"라는 존재를 탄생시켜 나라고 인식하는 자아가 왜 실제 육체에서 느끼는 유혹이나 쾌락을 이기지 못하는지 간극을 메꾸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악마라는 존재를 거의 믿지않지만, 또 악마라는 걸 아예 부정하지는 않는다. 인간으로서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짓을 하면 사람들은 대개 악마라고 비난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자아를 제외한 나의 본체인 메인소프트웨어는 특정한 성격을 가지고있고, 대부분은 생존을 위한 긴급 프로토콜을 장착하고 있다. 술을 하게되면 사람들은 딥러닝 소프트웨어인 자아의 기능이 마비되므로 본성이 나온다. "술을 먹여봐야 그 사람을 제대로 알 수 있다."라는 말도 있듯 자아와 내면의 본성의 성격은 차이가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생존이라는 것은 다른말로 하면 대를 이어나가는 번식이라고도 설명될 수 있으므로 술을 먹으면 또한 메인 소프트웨어의 생존 기능이 발동해서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도하고 성적인 욕구도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증가 할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절대적이고 신성한 존재라면 사랑에 빠지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당연히 합리적인 사고에 의해 조건만 보고 사랑을 해야하겠지만, 한번 반하거나 콩깍지가 씌인 상대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는 자꾸 마음이 가게된다. 이미 메인소프트웨어가 점찍은 이상 고도의 생존전략위해 부가적으로 설계된 "자아"인 딥러닝 소프트웨어는 메인소프트웨어를 꺾을 수가 없다. 그저 자아인 나는 왜 사랑해야하는지 온갖 이유를 대며 이성에게 접근 할 것이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만약 자아가 본체라면, 내 사고는 내가 완전히 지배해야하지만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더라도 머릿속에 "배고프다. 먹고싶다." 라는 두 단어가 맴돌기만 한다. 단순히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넘어 메인소프트웨어의 하위 소프트웨어인 "자아"는 메인소프트웨어의 배고프다는 명령 혹은 느낌에 의해 실제로 자신이 배고파서 무엇을 먹어야한다는 목표를 가지게 한다.

 

나는 분리뇌 연구들에 대해 간단한 글을 읽어보았는데, 그 연구들에서는 뇌전증이 있는 사람을 호전시키기 위해 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절제하는 수술을 실행하고 나타나는 현상들을 기술하였다. 좌뇌와 우뇌는 보통 연결되어있지만, 분리되면 서로의 정보교환이 불가해 각각 좌측 신경과 우측신경이 분리되어 양손이 따로도는 등 이상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좌뇌와 우뇌의 주 기능인데, 실험결과 좌뇌는 언어중추로서 우리가 자아라고 불리는 "나"라는 존재와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좌뇌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한 일에 대한 극도로 설명가능한 논리체계를 만들려고 노력해서 내가 이성적으로 하지않은 것들을 해놓고도 이성적으로 행동했다고 실제로 믿어버린다는 것이다. 

 

분리뇌 연구사례만 보더라도 인간의 사고와 작동은 절대적 존엄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같이 물리적인 설계에 따른 메커니즘일 뿐이다. 자연적으로 코딩이 되었든 누가 인위적으로 코딩을 했든 기억도 안나는 1살 아기때부터 몸속의 복잡한 장기들이 특정 메커니즘에 따라 작동하여 성장하고 몸이 클때조차도 자아는 "언제 신체가 이렇게 성장했지?" 할 정도로 전혀 관여를 하지않는다.

 

아니면 실제로 서브소프트웨어인 자아가 아닌 메인소프트웨어는 그것들을 다 인지할지도 모른다. 그게 좌뇌와 협력한다는 우뇌일 수도있고,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 조차도 나는 믿을 수가 없다. 그저 이런 생각을 하지않으면 나는 또한 "인문학"이라는 사람의 자아를 신성시하는 사회체계에 다시 들어가고, 또한 무의미함을 요샌 자주 느낀다.

 

그저 딥러닝 소프트웨어인 자아인 내가 이 글을 쓰는거고, 이따끔 메인소프트웨어가 느끼는 맛있는 것에 대한 자극이 주어져서 나는 또한 치킨이먹고 싶다는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내며, 치킨을 먹고 또한 아름다운 이성을 보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극도의 자극을 느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계속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게 실제로는 자아라는 의지가 아니라고해도, 결국 내 본체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전략이고 거부한다면 죽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묘한 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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