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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Story/일상과 사진

인생을 사는이유는 무엇일까?

by 유스위스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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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인생을 사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원래 궁금하긴했었다.

그냥 난 태어났고, 내가 지금 기억하는 어린시절은 초등학교도 전인 유치원보다 더 전에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나의 오래전의 기억은 아랫집에 사는 형이 고전게임을 콘솔(?)로 플레이 했다는 것이고, 그 밖에도 건포도라는 걸 포도를 말린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채 그냥 딱딱하고 쭈글쭈글해서 싫어했다는 것과 살던 집안이 대강 어떻게 생겼는지 3D로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것이다. (대추는 그냥 그 자체가 문제인 음식이었으므로 입에도 안댔다..) 신기한건 화장실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않는다. (화장실을 집에서 살면서 안가봤나보다...;;) 나는 원래 어딜 가기 좋아하지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10살 미만의 어린시절에도 어디에 가게되면 가기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가장 어렸던 기억은 바다에서 튜브를 탔을때 인거같다.. 그냥 튜브를 타고, 짠 바닷물을 마셨던 그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무려 20년전 일이다.

 

 

20년전의 일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참 오래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20년이면 어떤 분야의 장인이 될 수 있을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만약 조기교육으로 영어만 했다면 지금쯤 나는 미국에서 영어학 박사를 하고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영어를 잘하는편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 많은 세월속에서 한가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서 마이스터가 되려고 뛰어들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 순간을 자신이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아간다. 나만 해도 남는시간에는 컴퓨터게임을 하지, 딱히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난 요즘들어 공부라는 게 정말 내 적성에 안맞는거 같다. 축구선수들이 직업으로 평생 축구를 해도, 누구는 유명클럽에서 승승장구 하는 반면에 똑같이 연습하고 노력해도 지방리그를 뛰는 선수들이 있다. 그거랑 비슷할까?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노력과 좋은아이디어로 돈을 쓸어담거나, 높은 명예를 성취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는 가끔 상대적 박탈감에 몸서리 치지만, 이내 사그러든다. 나의 최고의 가치는 어디가지않고 즐거운 나의 집에 앉아서 따뜻한 배달음식을 먹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부럽긴 부럽다. 어쨌든 일반적인 사람들이 평생벌려고 아둥바둥 대면서 살것을 그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다 포기한다고 쳐도 노년까지 먹고 살 돈이 있으니까 말이다. 시너지 효과라는게 참 무섭다. 돈 잘버는 사람들은 더 잘벌려고 하고, 돈 못버는 사람들은 돈 더 안벌려고 하는 그런(?) 시너지 효과말이다.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로 지금 당장 대기업에 28세 신입사원으로 취직해 연봉 4천만원을 받으면서 3년을 다니고, 대리를 단 후에 연봉 7천만원을 받고, 4년만에 과장진급으로 1억을 받는다고 치고, 42살에 퇴직을 한다고 쳐도 서울 아파트 사면 끝이다. 인생을 게임으로 치면 청춘팔아 평생벌어 아파트 한채사기 게임인 셈이다.

 

누구는 아파트 한채사면 자랑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뭐 그건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다음세대한테는 말이다. 나의 자식들은 부모가 아파트도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파트를 산 부모들은 인생을 팔아 그 아파트를 산것이다. 40살에 아파트 하나 갖고 있으면서 어떤 행복을 누릴까? 나는 그 이후의 삶이 참 무미건조할 것같다. 대부분 회사생활에 몰빵하신분들은 취미생활을 제대로 못한게 한이 되어서 각종 동호회도하고, 나이들어서 자전거도 타는등 값비싼 황혼기를 보낸다. 내가 실제로 그 분들이랑 이야기는 해보지않았지만, 그 분들 다시돌아간다면 뭘한다고 말하실까?

인생의 최대승리자는 하고싶은걸 해서 이뤄놓은 걸로 평생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혹은 현명하게 자살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죽음사람들을 보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그 불쌍함은 죽은사람의 것이아니라 우리들이 느끼는 바일 뿐이다. 세월호의 사례에서 아이들이 불쌍한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을 잃은 부모님들이 가슴아픈 것이다. 여러분이 길을가다가 얕은 하수구에 실수로 발을 헛디뎌 빠져서 옷이 더러워졌다고 치자, 주위사람들이 불쌍한 시선으로 여러분들을 쳐다본다. 보통 어떤 느낌이들까? 불쌍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할까? 나는 나를 불쌍한 시선으로 받아 들이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않는다. 보통 그럴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자살자들을 딱하다고 생각하지않는다. 그들이 자살할 동기가 분명했다면 나는 그들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않는다. 게임을 시작했는데 누구는 게임운영자와 결탁하여 레벨1부터 장비를 풀셋착용하고, 나는 레벨을 20이나 쌓았는데 연줄이 없어서 똥템을 끼고있으면 게임을 접는게 맞다. 더 하면 호구가 되는 거니까. 그런데 나는 별로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않는다. 자살을 하려면 엄청 빈곤해야하는데 엄청 빈곤하지도않고, 지금 나이가 뭐든 시작가능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전자인 하고싶은걸 해서 평생먹고 사는 방법을 찾고싶다.

 

나는 이제 20대를 끝낼시간이 얼마남지않았다. 사실 어렸을때는 10살이면 어리고, 20살이되면 다 컸고 어른이며, 30살이되면 이제 아저씨고.. 40살이 되면 진짜 늙은 아저씨고, 50살이되면 할아버지라고 항상 생각했었다. 특히 30살이되면 청년이라는 삶은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요즘은 나이라는 것은 그냥 사람의 생애가 몇년 지속되었는지 나타내는 정량화된 도구이고, 그게 개인의 삶의 가치를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예전에 생각했던 30살의 가치라면, 나는 이미 가정을 꾸릴 준비가 되어있어야하고, 당장 내년이라도 결혼을 해야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지금 가능하지않다. 물질적으로도 그렇고, 심리상으로도 그렇다. 곧 30살이 된다해도, 나는 지금의 20대의 나와 다를 것이 없다. 또한 결혼이라는 개념도 많이 바뀌었다. 나는 가정이라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했고,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무조건 좋은 사람이며 그냥 일반사람들 중의 한사람이라는 식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분리사고를 하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그러한 생각도 많이 깨지고, 그게 사회의 흐름때문이든 내가 자각했든 옳은방식으로서 삶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나의 생애를 살펴보면.. 아니.. 지금 우리나라 한국의 모든 국민의 생애를 살펴보면.. 일단 유치원에 입학하고, 초등학교가 다닐 나이가되면 6년을 보낸다. 그리고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을 마친 후에 선택사항이지만 요즘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진학하는 대학교 4년의 학창시절을 보낸다. 일반적인 대학교졸업 학력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나 16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다. 이 학창시절이라는 건 특이하게 학기제로 이루어져있어서, 일년을 두번으로 쪼갠다. 다시말해 냉방비를 아끼기위한 여름방학과 난방비를 아끼기 위한 겨울방학이 교육을 받는 기간을 둘로 쪼갠다. 따라서 우리는 학창시절에 1년이라는 기간보다 각 학기에 시간관념에 묶여서 생활한다. 특히 한달남짓한 방학은 시간이 더 빨리가는 느낌이라서 학창시절은 상당히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보내면, 여자들은 24세가 되고, 남자는 군대까지 포함하면 27세가 된다. 그냥 교육만 받고, 국방의 의무를 마치면 20세의 끝자락에 서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어떤곳에서 격리된다는 박탈감을 가지고 있거나, 해방되면 그 전후의 휴식타임이 필요하다. 군대에 입대하기전에는 입대하기전에 해보고싶은걸 하거나 혹은 은둔해야하고, 전역 후에도 역시 이때까지 하지못했던 다양한 소소한 일탈들을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20대의 절벽에 서서 저 아래 30대를 내려다보고, 우리들의 휘황찬란할뻔 했던 20대를 추억하며 번지점프한다. 그러다가 책임많은 30대가되면 이제 40대가 코앞으로 느껴지고, 무기력해질 시기가 된다. 결혼한 사람들은 이미 새로운 동력따윈 집어치우고, 가정과 코앞에 닥친 회사일에만 몰두할것이고 그렇게 40대를 맞는다. 40대를 맞고나면 이제는 더 이상 동력따위는 없고, 자신의 인생은 롤러코스터의 내리막길이라고 단정지으며 한없이 내려가기만 할 것이다. 그런 인생은 정말 그리고 싶지도않고, 살고 싶지도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경험했거나 경험할 일이다. 최악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나도 그런 인생을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20대 후반이 되어서도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공포영화나 재미있는 영화를 봐도 이미 봐왔던 영화들과 그 모티브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분명하고, 벗어나더라도 사실상 어릴때 느꼈던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막힌 놀라움은 줄어들어들 것이 자명하다. 지루해서 죽겠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짜 인생이 지루하면 죽을 수도 있다. 어쩌면 결혼과 육아라는건 지루함을 벗어나기위한 놀이 혹은 목표달성과제 정도로 치부되는지도 모르겠다. 과학의 발견은 과학자들의 지루함속에서 신선함을 찾기위한 놀이였을 뿐이고, 그 놀이덕분에 우리는 최소한 100년전 사람들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되었다. 그런점에서 옛날보다 체험이 가득한 현대사회에 태어난 것을 천운으로 생각해야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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