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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ped Story/120L 리빙 고슴도치(181110~240201)

마지막 고슴도치 장례 포스팅

by 유스위스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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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걱정하든 하지않든 그 시간은 올거라는걸 이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어느 산 위에 올라 사람들이 자주다니지않는 길 한켠에 묘자리를 마련했다. 날씨가 추워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이 조금은 풀려서 땅이 얼어있지는 않았다.

 

 

고슴도치에게 줄 간식들을 좀 가져왔다. 평생먹던 주식사료와 평생의 대부분 먹던 동결건조밀웜, 그리고 냄새만 맡아도 환장하던 치킨이다. 젤리도 같이 가져가긴했는데 사진도 못찍고 주지도못하고왔다.

 

 

고슴도치는 36시간정도 지나서 사후경직이 지나 매우 뻣뻣한 상태였지만, 원래 상태와 크게 다르지않았다.

 

 

마지막 2주일정도는 아무것도 못먹는 상태가 되어서 먹던 사료나 밀웜을 먹지못하고 가서 배고플거 같아서 매우 많이 뿌려주었다.

 

 

그리고 묘자리 위에 작은 돌조각을 쌓아주었고, 준비해 간 영정사진도 놓고 사진을 찍었다.

 

원래 이렇게 놔둘까 생각했는데, 괜히 관심을 받는것도 싫고해서 사진은 다시 챙겨왔다. 막상 놓고보니 2018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았다는게 신기할정도로 꽤 오랜시간이 지난 것 같다.

 

밥먹을때 빼고는 손도 거부하고, 방바닥에 냅두면 영역표시때문인지 자꾸 대소변을 못가려서 거의 리빙박스 안에서만 살았고, 하필 또 층간소음이 심할때도 있었고, 주변이 뉴타운이라 한창 공사가 교대로 일어나서 공사소음에 시달리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5년넘게 살다가 병에 걸려서 험한꼴 안보고 자연사했으니 마지막까지 고맙다고 할 수 밖에.

 

날씨가 추워서 마지막 산책을 시켜주지못한것이 걸리긴한다. 그래서 꽤 큰 산에 묻어주었으니 여한이 있다면 풀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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